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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1/세상 돌아가는 이야기

투잡 어떻게 해야 잘 하는 것인가?

저는 IT에 종사하는 한 개발자입니다.
얼마 전, 지인의 소개로 1.5개월 가량 소요되는 조그만 개발 건을 소개 받았습니다.
요즘 이랴 저래 돈이 궁한지라, 많은 고민 없이 덥석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많은 난관이 있더군요.
다음은 제가 1.5 개월 정도의 세컨잡을 마루리 짓고 느낀 점 들입니다.


   본업에도 충실할 수 있는가?  

일반적으로 투잡을 함에 있어, 본업에도 충실하라고 합니다. 그러나, 과연 본업에 충실할 수 있는가 하는 의문이 듭니다.
이번 세컨잡를 하면서, 느낀 점이지만, 투잡을 하면서 본업에 충실하기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일이라는 것이 계획대로 되면 좋겠지만, 모든 일이 그렇듯이 계획대로 되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특히나, IT 업종이라는 것이, 잦은 요구 사항 변경과 일정 변경으로 인해, 원래 계획했던 업무량 보다 늘어가는 일이 다반사입니다.
일주일에 매일 퇴근 후 4시간 씩 계획을 잡아 두었지만, 그 네 시간이 8시간이 될 수 도 있고, 밤을 새게 될 수 도 있어, 다음 날 본업에 지장을 주게 됩니다.
백프로 양보해서, 모든 일이 일정대로, 계획대로 진행된다고 가정하여도, 사람이라는 것이 컴퓨터가 아니기 때문에, 본업을 해야 하는 시간에 세컨잡에 대한 생각이 안 생길 수 없어, 본업에 대한 집중도가 떨어지게 됩니다.
그렇습니다. 세컨잡을 하면서, 본업에 충실할 수 는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고민을 해야 합니다.
세컨잡을 가짐으로서 생기는 이익과 본업을 어느 정도 포기하면서 생기는 불이익에 대해서 잘 비교 분석을 해야 합니다.
그 고민이라는 것이, 수입과 같이 수치적으로 똑 떨어진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본업을 어느 정도 포기함으로서 잃게 되는 부분은 수치적인 부분이 아닌, 자신의 미래에 대한 부분이기 때문입니다.
현재 가지고 있는 본업이 내가 장기적으로 가지고 가야 하는 일이 아니라면 고민이 많이 줄어들겠지만, 앞으로 5년, 10년 일을 해야 하는 직장이다라고 한다면, 많은 고민이 필요합니다.
당장의 눈앞의 수입만으로 보고 세컨잡을 하는 것은 장기적으로는 위험하다고 판단됩니다.


   개인의 사생활은?  

이번 세컨잡은 약 1.5개월 정도의 조그마한 프로젝트였습니다.
1.5개월 간, 퇴근 후 네시간, 주말 6시간 씩 세컨잡을 수행하는 것으로 계획을 잡았습니다.
이렇게 계획을 잡으면 문제는 무엇일까요? 바로 사생활입니다.
와이프 청소도 도와 줘야 하고, 설걷이도 도와줘야 하고, 가끔 친구들과 소주도 한잔 기울여야 합니다.
건강을 위해서 운동도 해야 하고, 회사 회식도 참석해야 합니다.
이 모든 것들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 됩니다.
물론 양해를 구할 수 도 있고, 일이 끝난 후, 만회할 수 있는 부분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부분도 분명히 존재합니다.
저의 경우는 1.5개월 간의 짧은 세컨잡이었지만, 이 세컨잡이 6개월, 1년이 되어 버리면, 분명 포기해야 하는 부분이 생깁니다.
모든 일에는 얻는 것이 있다면 포기해야 하는 것도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합니다.


   나의 체력은?  

가장 이상적인 수면 시간은 7시간이며, 그 보다 덜 자거나 더 자는 경우 신체에 문제가 생긴다는 기사를 간혹 접합니다.
저의 경우는,
- 출근 : 1 시간 ( 샤워, 식사 포함 )
- 본업 : 8 시간
- 퇴근 : 2 시간 ( 샤워, 식사 포함 )
- 세컨잡 : 4 시간
- 자투리 시간 : 2 시간 ( 와이프랑 노는 시간 )
- 수면 : 7시간
으로 계획을 잡았습니다.하지만, 일이라는 것이 생각대로 되지 않더군요. 생각대로 되는 건 역시나 T 밖에 없나 봅니다. 세컨잡을 해야 하는 시간이 고무줄 같이 늘어나기 시작합니다.  처음에는 자투리 시간을 줄이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것도 모자라, 역시나 수면 시간을 줄일 수 밖에 없더군요.
일에 있어 체력 하나는 자신있다고 생각했었지만, 하루 4시간씩 자면서 일주일을 버티기란 쉽지가 않았습니다.
처음에, 한 시간 줄인 수면이 두 시간이 줄어들고, 이 피로가 누적되면서, 세컨잡은 물론이고, 본업에도 집중을 할 수 없는 상태가 됩니다. 1.5개월 간의 세컨잡을 끝내고 났더니, 몸이 많이 축나 있더군요. 몸무게는 불고, 만성 피로가 온몸을 휘감습니다.
건강이 제일 큰 재산이라고들 합니다. 과연, 내 건강을 담보 잡아 이렇게 까지 돈을 벌어야 하나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결론  

IT에 종사하시는 많은 분들이, 투잡을 생각하고 계시며, 일부 훌륭하게 하고 계신 분들도 많습니다.
물론, 많은 수입을 얻을 수 있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지만, 투잡을 함게 있어 다음과 같은 부분들이 진지하게 고민이 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1. 투잡을 위해 내가 포기해야 하는 것은 무엇인가?
2. 투잡을 하는 것이 내개 장기적인 이익이 있는가?
3. 본업에 충실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더 이익은 아닌가?
단순히 벌어들이는 수입의 증가에만 춧점을 맞추어야 하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